후원신청

법인소식

국외 소재 문화재 디지털로 돌아오다

관리자 │ 2021-01-29

HIT

2978






안평대군(1418~1453)의 꿈을 표현한 산수화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가 눈앞에 펼쳐진다. 화가 안견(安堅)이 3일 만에 완성했다는 명화다. 왼편의 '현실세계'와 오른편의 '도원세계'가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안평이 꿈속에 거닐었다던 복사꽃 마을도 서서히 눈에 띈다. 일본 덴리대 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다.


시선을 옮기니 단원 김홍도(1745~미상)의 '소림모정도(疏林茅亭圖)'가 시야에 들어온다. 여백 많은 그림 속 희미한 강물 위로 우수수 비가 떨어지자 잔물결이 일렁인다. 단원이 말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도 현재 LA카운티 미술관이 소장 중이다.


이번에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 1310년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불화의 정수가 관람객을 반긴다. 편안한 모습의 관음보살이 바위 위에 책상다리 자세로 앉아 있다. 그 앞에 버드나무 가지가 꽃힌 정병(淨甁)과 대나무가 보인다. 역시나 뉴욕 메트로 박물관이 소장처다.


이 모든 작품은 디지털 기술로 전시되고 있다. 단순히 그림만 내건 게 아니다. 그림 밖으로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그림 속 자연 풍광과 인물 또한 미세하게 움직인다. 고려대 박물관과 경기도 성남시 미누 현대미술관은 28일까지 '해외 우리 문화재, 디지털 귀향'전을 열고 있다. 전시 작품은 국외 소재 국보급 명화 7점. '몽유도원도'와 '석파정' '수월관음도' '소림모정도' '윤봉구의 초상' '목포도도' '묵매화도'다.


전시의 특징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해외에 있어 실물로 볼 수 없는 전통회화를 색다르게 경험하게 했다. 이유원의 '묵매화도'는 매화가지 사이마다 소복이 눈이 쌓이는 걸 관찰할 수 있다. 변상벽의 '윤봉구 초상' 속 주인공은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두 눈을 껌뻑인다.


전시의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고려대박물관은 '한국회화의 프랑스 전시'를 기획했다. 국보급 회화작품 3점을 '디지털 명화'로 제작해 전통회화 100여 점과 해외 전시를 해보자는 것. 정선, 정약용, 김홍도의 원화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닌, 작가 의도와 작품 배경까지 읽어주는 새로운 전시법이었다.


전시를 총괄한 건 다인 미디어아트 랩 남상민 작가. 그가 대표로 있는 '디지털 귀향 추진'은 국외 소재 우리 명화의 디지털 제작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남 작가는 "해외 소재 문화재는 16만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나 그 반환은 요원하고 오랜 세월 '고전'으로 사랑받아온 작품을 우리 후손들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 관람 문의는 고려대 박물관(02-3290-1807)과 미누 현대미술관(031-754-9696). 캠페인 후원 문의는 사랑의종신기부운동본부(1599-9840).


[김시균 기자]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일본에 있는 몽유도원도 디지털 재현… 문화재 귀향 도와